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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해방전쟁 e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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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플로슈츠 부관의 보고에 아우슈비츠 제독은 신경질적으로 되물었다. 하필이면 제국의 역량이 흩어진 이 시점에 부관이 가져온 유토피아 해방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이야기는 시기적으로 너무 안좋았다.
“스페이스 NX-1023 구역의 보고에 따르면 오늘 ST-10시에 해방전선 통신을 통하여 아란성계 말스토프 행성을 거점으로 제국에 대한 해방을 선언하였다고 합니다. ”
“말스토프 행성이라… 해방군 대장은 누구지?”
“지난번 5차 우주대전에서 전사한 아란성계 제1군단장 아그니스의 아들인 카이 아그니스라고 합니다.”
부관의 보고에 지병인 두통이 다시 살아나는걸 느끼며 제독은 서랍을 열어 알약을 꺼냈다. 그나마 군에 지급되는 보급품중 쓸만한게 있다면 지금먹고 있는 두통약이 유일하리라
“카이 아그니스라고? 말스토프 행성 중대장으로 있었지 않았나? 그런데 그녀석이 왜 해방군 대장 따위를 하고 있는거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나?”
통상적으로 제국에서 군부의 취급은 나쁜편은 아니었다. 계급이 상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한다면 아버지의 계급에 따라 특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능력이 없다면 그 이상을 올라가는 것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군단장의 아들이라면 최소 중대장급까지는 보장 받을 수 있었던 터였다.
“정확한 보고는 아니지만 아그니스 군단장의 후임으로 들어간 가슈 군단장과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방군으로의 전향은 앞뒤가 안맞지 않나? 물론 가슈 군단장에 대한 소문은 들어서 익히 알고 있네만 그 정도야 그리 큰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제독은 부관의 정기보고에 적혀있었던 각 군단장에 대한 감찰 결과서를 떠올리면서 말했다. ‘여자를 좋아함, 성격이 급하고 과격함. 직급평가 A.’
여자를 좋아하고 급한 성격이 전쟁에 있어 큰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직급평가가 더 중요한 항목이었던 탓에 그리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그게 지금 와서 두통을 유발하게 할 줄이야
“그게 말입니다. 제독님 얼마전 보고 중에 가슈 군단장 경고 건이 있지 않았습니까.”
“뭐 가슈 군단장이 마을 하나를 날려버린 일 말인가? 그 마을이 연합스파이를 숨겨주고 있어서 급하게 신병을 확보하느라 기동부대를 보냈고 보고없이 진행된 일이라 경고로 마무리 되지 않았나… 그런데 그게 왜?”
“별도로 알아본 결과 마을을 날려버린 이유가 연합스파이때문이 아니라 유흥가에서 여자문제로 가슈군단장이 홧김에 벌인 일이라고 합니다. 유흥가 근처에서 맘에드는 여자에게 들이댔는데 그 여자는 유흥쪽이 아니라 일반인이었고 시비가 벌어졌는데 쪽이 좀 팔린 모양입니다. 그러고는 다음날 그 여자가 사는 마을을 날려버렸는데 거기서 좀 문제가 발생 했습니다.”
“경고로 끝날일이 아니었군”
“네 바로 그점 때문에 카이 중대장이랑 문제가 발생했었나 봅니다. 카이 중대장이 상부에 보고를 했는데 가슈 군단장이 로비를 했었고 경고를 받은걸 안 카이 중대장이 제독님께 직접 보고 드린다고 하는걸 가슈 군단장이 알고 막는 과정에서 싸움이 있었고 명령불복의 죄를 물어 직위 해제를 시켰다는 쉐도우 부대원의 보고서입니다.”
“하아 … 갈수록 점입가경이군”
제독은 약병에 적힌 1회 권장 알약 수량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자 이 두통약의 안정성은 수많은 지휘관들을 실험대상으로 삼은건 아닐까 싶은 생각에 빠졌다. 한알을 더 먹을지 말지 고민하는 동안 부관의 말은 이어졌다.
“거기에 더해서 그 실랑이를 벌인 여자가 … 카이 중대장의 약혼녀였답니다. 그 군단에 아직 전임 아그니스 군단장의 사람들도 많았던 탓에 꽤나 많은 부대 인원들이 해방군으로 전입된 모양입니다.”
“뭐? 이런 미친…”
그제야 어떤 상황인지 이해된 제독은 망설임 없이 손바닥의 알약을 털어 넣었다. 알약인데도 불구하고 쓴맛이 느껴지는건 기분 탓이리라
“현재 아란성계의 사령관인 마프 슈비라가 제독님을 뵙자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걸 왜 이제서야 이야기 하는 거지?”
플로슈츠 부관의 단점 중 하나가 중요한걸 꼭 나중에 이야기 한다는 거다.
“사전 설명이 없었다면 마프 슈비라 사령관이 처분 이야기를 했을때 제독님께서 알아서 하라고 하실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자주 그러시기도 하셨지 않습니까.”
“아… 뭐 … 틀린말은 아니네만. 그 사건에 자네도 연관 되어 있는가?”
그 능력을 발탁받아 부관이 된 플로슈츠이나 제독의 기억에는 부관이 아란성계와 연관되어 있는 것이 없는데 장황한 사전설명까지 곁들여 자신에게 미리 이야기 할만한 사유가 없었다.
“가슈 군단장이 로비를 벌인 상대가 감찰부의 미스다 대위인 것 정도 겠지요”
별거 아닌듯이 이야기했으나 플로슈츠 부관이 미스다 대위와 상당히 사이가 안좋은건 사령부 내부 직원들은 모두 아는 내용이었다. 앙숙도 저런 앙숙이 없을 정도로.
“흠… 알겠네 그쪽은 따로 감찰부장과 이야기 하도록 하지”
제독은 옷매무새를 점검하며 일어섰다. 부관의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너무 오랜 시간 기다리게했다는 생각에 자연 발걸음도 빨라졌다. 자신이 아무리 제독이라지만 성계를 책임지는 사령관은 성계 내에서의 권위는 엄청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