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어두운 펍 내부는 늘 시끄럽다. 아란은 늘 그게 불만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평소보다 더 인상이 좋지 않았다.

“이런 펍에서 뭔 회의야? ”

신경질적으로 말을 꺼내던 그녀는 카이의 표정을 보고는 말문을 닫았다.

“카이… ?”

“마프 슈비라가 직접 직속대를 이끌고 온다는 정보다”

“뭐…?!”

아란이 놀란눈으로 카이의 옆 미카에게 눈길을 주었지만 돌아온건 체념한 듯한 눈빛 뿐이었다.

“일단 진정해 아란”

“뭐.그 전장의 들개가 나타난다고 꼬리를 말고 있는거야? 잊었어? 도시 하나가 날아갔다고 거긴!…”

“..알아… 그리고 내 약혼녀도 있었지…”

건조한 목소리… 아란은 뭔가를 더 말하려다 말고 고개를 돌렸다. 이윽고 맥주잔이 비워질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고개를 든 카이는 주변 동료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얼마전까지 아버지의 후광에 가려져 있었던 그다. 비록 겉으로나마 제국에 충성했었던 자신을 믿고 따르는 동료들

“미안하군… 걱정 끼쳐서… 사령관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던 건 아니야. 그들이 우리를 찾는건 쉽지 않아. 어느정도 시간은 벌 수 있으니까. 그전엔 준비가 끝나지. 다만…”

그 답지않게 말을 자꾸 흐리는게 눈에 거슬렸는지 미카가 말문을 열었다

“연합에서 지원이 어렵다는 통신이 왔어요. 그쪽도 중립행성 Ax-08쪽 개발이 막바지라 군을 빼기 어렵다는 군요”

Ax-08이라면 연합에서도 무리해서 진행하는 행성개발이다. 방어시설이 완성되기 전 제국군이 들어닥친다면 사실상 큰 손해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일

“그나마 한개소대 정도를 파견해준다는데 그러면 우리쪽 희생이 너무 크지…”

“하…한개 소대?? 아니 우리는 성계 방위군 전체를 상대할 지도 모르는데… 소대라고?”

“목소리가 너무 크다…아란”

카이는 아직은 시끄러운 펍을 둘러보고는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사실 이 앞의 친구들은 자신때문에 반역이라 할 수있는 해방전선에 몸은 담근 것인데 걱정하는 것도 이해는 갔다.스페이스 NX-1023은 아란 성계에서도 가장 끝에 위치한 터라 가능하다면 독립이 가능하다지만 하필 사령관이 그 마프라는게 문제였다.

“전쟁광이 정예부대인 ‘워울프’대대를 이끌고 올텐데 소대단위가 추가 된다 해도 우리가 가진 전력은 다 긁어봐야 1개 대대남짓 저쪽은 1군단의 병력중 반정도는 차출할테니 3개 사단 이상의 병력이 될거야. 그야말로 …”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겠지”

미카의 말을 끊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카이는 테일건을 조준한 상태였으나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건 그 남자의 가슴에 표시된 연합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목에 닿은 차가운 감촉 때문이기도 했다.

“어…어느새…”

“도와주러 왔다가 말한번 못하고 죽는건 이쪽도 사양이거든”

연합소속으로 보이는 남자는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에게 칼을 들이댄 남자와 달리 그는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쯤하라구 헉슬리. 우리는 도와주러 온거라구. 스이나도 총 거두고”

그 남자의 말이 끝나고 나서야 카이 일행은 자신의 머리에 조준된 파란 불빛을 볼 수 있었다.

“어…어떻게”

“아니 뭐 시간도 남고 해서 술이라도 한잔하려고 왔는데 이야기를 듣다보니 우리 이야기인거 같아서 말입니다. ”

남자는 의자를 가지고와 카이앞에 앉으며 말했다. 강한인상을 가진 그 남자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일단은… 연합군 소속 제퍼슨 블레이크 소대장입니다. 아란성계를 독립시키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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